내달 올림픽공원 잔디밭 야외음악회…'아이돌'과 듀엣 무대도 계획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유럽 극장에서 정통 오페라나 클래식 레퍼토리를 부르는 게 훨씬 편하고 자신 있죠. 야외무대에서 마이크를 쓰며 노래한다는 것은 당연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과 공감하며 노래하는 것, 그것이 제게 가장 중요해요. 절 가장 즐겁게 하는 일이고요."
소프라노 조수미(51)는 인터뷰 내내 나눔과 공감, 소통 등과 같은 단어를 몇 번이나 강조했다.
다음 달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야외무대에서 '파크 콘서트'를 여는 그를 지난 20일 전화로 만났다. 이탈리아 서부의 사르데니아 섬에서 잠시 휴가를 즐기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는 아침 시간이었음에도 특유의 생기와 에너지로 가득했다.
그는 "여전히 대중과 클래식 사이의 접점을 찾는 일에 관심이 많다"며 "오페라와 클래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대중을 파고들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세계 정통 클래식 무대에서 화려하게 반짝이는 프리마돈나다. 최근 일정만 떠올려 봐도 그는 지난 6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7개 국어로 클래식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독창회를 열었으며, 7월 세계적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함께 레이블 데카를 통해 '노르마' 음반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크고 거리낌 없는 보폭으로 대중에게 성큼 다가선다.
서울 잔디밭 무대에서 엔니오 모리꼬네의 '넬라 판타지아', 거쉰의 '아이 갓 리듬', 존 윌리엄스의 '스타워즈' 등을 부르는 이번 '파크 콘서트' 등이 그 예다. 그는 대중과 클래식을 바쁘게 오가며 그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자임한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아이돌 그룹 멤버와의 듀엣 무대도 계획하고 있다. '비스트'의 멤버 양요섭(23)에게 먼저 출연 제의를 했다고 한다.
"젊은 친구들은 늘 듣던 음악만 듣잖아요. 클래식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생각하고요. 젊은 세대, 다른 장르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초대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떠올리게 됐죠. 그러다 요섭이가 '엄마'라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보게 됐는데 무척 감동 받았어요. 출연을 제의하게 된 이유죠."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리골레토'의 여주인공으로 데뷔해 클래식 황제 카라얀에게서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은 지도 벌써 27년이 흘렀다. 이후 그는 쉼 없이 세계 주요 극장과 음반을 통해 정상의 소프라노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변함없이 "일이 재밌고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깔깔 웃었다. 이 런 행복의 한가운데는 "음악은 나눔"이라는 특유의 신조가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즐거운 하루 보내'라는 인사말을 많이들 하잖아요. 그런데 그거 정말 쉽지 않거든요. 매일 같은 일상을 사는 사람이 대부분일 거예요. 제 노래가 감동도 즐 수 있겠지만, 즐거움과 흥겨움도 됐으면 해요. 음악을 통해 나눌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정말 행복합니다."
▲조수미 파크 콘서트 '라 판타지아' = 9월 14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야외무대, 3만-8만원(4인 테이블석 20만원) ☎1577-5266.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2 05: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