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지난해 8월 스페인의 한 80대 여성이 19세기 교회 벽화를 복원하다가 원작 훼손 논란에 휘말린 일이 있었다.
교회 신도인 세실리아 히메네스(82)가 가시 면류관을 쓰고 박해받는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원작과는 딴판인 원숭이 그림을 그려 놓은 것이다.
만화에 나올 법한 원숭이 그림에서 면류관을 쓴 예수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원작 화가 후손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스페인 언론은 "역사상 최악의 복원", "망친 작업" 등으로 어이없어했다.
그렇지만,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복원 작업이 인터넷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라틴어로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인 '에케 호모'(ecce homo) 벽화를 '이 원숭이를 보라'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이후 이 '실패작'을 보려고 지난 한 해 동안에만 5만 7천 명이 작품이 있는 스페인 동북부 보르하시 교회를 찾았다고 AFP통신이 21일(현재시간) 교회 운영 단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예상 밖의 인기에 히메네스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히메네스가 작품에서 나오는 이익의 49%를 받기로 이날 교회 재단과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교회 재단은 관광객들로부터 현재 1유로(약 1천5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또 티셔츠와 커피머그잔, 포도주병 등에 그림이 사용될 때 나오는 저작권료 수익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이 돈으로 부자가 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녀의 변호사는 "히메네스와 재단이 그림에서 나오는 돈을 모두 자선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메네스는 지역지와 인터뷰에서 "이제 모든 사람이 기쁜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2 01: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