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만화축제서 원작자 기자간담회
(부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설국열차의 원작 만화에서 시나리오를 담당한 뱅자맹 르그랑 씨는 15일 "지구상 위대한 감독인 봉준호 감독에 의해 작품이 다시 만들어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르그랑 씨와 원작의 그림 작가인 쟝마르크 로셰트 씨는 제1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행사의 하나로 이날 경기도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설국열차 원작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르그랑 씨는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제작 단계와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떤 특정 부분이 다른 방향으로 제작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완벽한 걸작으로 생각하고 봉준호 감독의 낙관주의적 성향도 확실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낙관주의를 암시하는 영화의 결말과 달리 원작은 비관적으로 끝나는 것에 대해 "설국열차 1권을 사람들이 거의 전멸하는 내용으로 쓰고 숨진 시나리오 작가 자크로브 씨의 기존 스토리에서 3권까지 이어가는 작업이 힘들었다"며 "만화는 아직 좀 덜 다듬어진 상황이고 3권까지는 (낙관의) 탈출구를 찾기 어려웠다. 4권과 5권을 쓴다면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로셰트 씨는 5권까지 추가로 작업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이어갈지는 생각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영화가 인기몰이를 하는 데 대해서는 "영화의 큰 성공과 더불어 만화도 잘 나가고 있다"며 "시작이 기적적이었기 때문에 끝이 나쁠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앞으로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영화에 엑스트라로 참여한 이들은 촬영 도중 에피소드도 밝혔다.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손을 영화에 등장시킨 로셰트 씨는 "많은 이들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게 내 일생의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놨고 르그랑 씨는 "흰 수염을 붙인 채 모래를 뒤집어쓰고 짧게 출연했는데 주변에서 러시아 사람인 것 같다며 농담할 때 재밌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콤비로 또 작업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자 "향후 작품 계획이 뚜렷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봉준호 감독과 함께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는 부천만화축제 주제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15 12: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