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어느 미스코리아 출신 딸로 태어나 여검사가 된 후, 母女와의 엇갈린 운명을 굳세게 헤쳐 가는 기구한 삶을 그려낸 장편소설 <그을린 풍차, 425P>가 도서출판 <우리마음 books>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연예계·사회 지도층간의 부조리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토리텔링 적 요소가 강하다. 또한, 작가는 ‘차이코프스키’의 비극적인 동성애 및 그 예술적 부산물들과 연계시켜, 레즈비언 기질을 세련되게 다뤄가는 가운데 문학성을 잃지 않으려 고심분투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가 점차 사회 문제화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 종이 책은 전자 책 반응 보아가며 출간 시기 결정 예정
연예계·사회 지도층간 부조리 심층 해부
이 소설의 스토리는 보슬비 내리던 어느 봄날, 미모와 능력을 두루 겸비한 여검사 ‘장은아’가 검찰청 인근 커피숍에서 대학동창 ‘오세영’과 8년 만에 극적인 재회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장’검사는 그녀와 얘기 도중 부장검사로 부터 긴급 호출을 받는다. 그녀는 졸지에 연예인 자살사건을 수사하라는 임무를 억지로 떠맡고 경찰 기록들을 검토하던 중 啞然失色(아연실색)하고 만다. 그녀는 향후 불어 닥칠 권력층의 갖은 방해 공작을 까마득히 모른 채, 본격 수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소설 속에서 인간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다각적이고 모나지 않은 해석 또한 매우 신선하고 이채롭다.
한편, 고향이 전남 담양인 저자 한상희(韓相熙)는 성균관大 영문과 졸업 후, 홍익대학원에서 미술사학자의 꿈을 키우다가 직장 때문에 부득불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는 駐루마니아 1등 서기관 등 오랜 공직생활(3급)을 청산한 후, 5년 전 숙원인 작가 세계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는 처음엔 문화·예술 저서 집필에만 전념해오다 방향을 급선회, 2년 전 첫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그는 독자들로부터 냉엄한 객관적 평가를 받아가며 자신만의 차별화된 문학적 흔적을 이 사회에 남겨 놓고 가겠다면서 문단 주변을 일체 외면한 채, 오로지 창작에만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는 <겨울날의 환상 속에서>, <영화와 문화는 동반자>, <칼라스의 영욕>과 장편소설 <평양 컨스피러시>, <오열(嗚咽)>, <추상(追想)>, <검사의 순정(純情)>, <눈꽃 질 무렵>, <순사(殉死)>가 있다. 그는 장편소설 총 10권 집필을 끝낸 후(나머지 3권 중 2권은 旣탈고), 다시 문화·예술 전문서적 집필과 무게감 있는 외국도서 번역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그을린 風車’ | 한상희 지음 | 종이 책(14,000원)/전자 책(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