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최초..5천개 이상 스크린서 3D로 개봉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김용화 감독의 신작 '미스터 고'가 한국영화 최초로 중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9일 중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인 '엔트그룹(芝恩)'에 따르면 이 영화는 중국 개봉 첫날인 18일 전국에서 1천223만 위안(한화 22억 원)의 입장권 수입을 올려 전날까지 박스오피스 정상인 할리우드 영화 '애프터 어스'(1천16만 위안)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 사이트에는 일부 영화관이 빠져 중국 측 배급사 기준으로는 유료시사회 수입 포함 2천만 위안(36억5천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전했다. 이 같은 중국의 흥행 수입은 '미스터 고'가 한국에서 이틀 동안 벌어들인 규모(13억 원)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로써 '미스터 고'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해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한국영화로 기록됐다.
CJ엔터테인먼트가 중국에서 기획, 개발해 제작한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이 지난 4월 개봉 당시 첫날 흥행 수입 1천600만 위안(한화 약 29억 원)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 영화는 중국에서 현지 제작진과 배우를 기용해 만든 중국어 영화였다.
이에 비해 '미스터 고'는 중국의 양대 투자배급사 중 하나인 화이브러더스에서 전체 제작비의 20% 정도인 500만 달러(56억 원)를 투자하긴 했지만,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100% 한국 제작진이 국내에서 만든 영화다.
지난해 '도둑들'이 첫 주말에 1천860만 위안을 벌었고 '괴물'이 전 상영시간 누적수입 1천400만 위안을 기록한 데 비하면 '미스터 고'가 하루 동안 올린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미스터 고'는 중국 5천 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전부 3D로 개봉해 다른 영화의 흥행 수입을 압도했다.
경쟁작인 '애프터 어스'가 혹평을 받으며 미국과 한국(53만 관객)에서 흥행에 실패한 바 있고 당분간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 중에서도 딱히 강력한 상대가 없어 '미스터 고'의 흥행 전망은 밝은 편이다.
3위에 오른 '비셴(筆仙) 2' 역시 공포영화여서 가족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 '비셴(筆仙) 2'는 한국에서 '가위' '폰' '분신사바' 등 공포영화로 유명한 안병기 감독이 중국에서 투자를 받아 '분신사바'를 중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영화다. 지난해 1편의 흥행으로 속편까지 만들게 됐다. 한국의 김용화 감독과 안병기 감독이 중국에서 벌이는 흥행 대결도 눈길을 끈다.
'미스터 고'가 현재 중국에서 상영 중인 영화 중 유일한 3D 작품이라는 점도 흥행에 유리한 요소다. 중국 전역의 1만5천여 개 상영관 중 1만2천여 개 정도에서 3D 상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주들은 티켓 가격이 더 비싼 3D 영화를 선호한다. 이번 주말 '미스터 고'의 상영관은 더 확대될 예정이다.
'미스터 고'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고릴라와 중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코미디와 함께 우정과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아 중국에서도 반응이 뜨겁다"며 "이번 주말에 더 크게 터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9 18: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