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국내의 대표적인 가톨릭 박해·순교지인 배티성지(충북도 기념물 제150호)를 세계적 순례성지로 조성하는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12일 진천군에 따르면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일대 배티성지를 순례 성지로 만들기 위해 2016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최양업 신부 기념관, 배티성지 순례길, 가톨릭 순교 박해박물관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천주교유지재단이 50억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50억원을 부담한다.
첫 사업으로 추진한 최양업 신부 기념관(980㎡)은 지난해 4월 준공했다.
우리나라 가톨릭의 첫 신학생이자 두 번째 사제인 최 신부를 기리는 이 기념관은 성당 양식으로 지어져 순례객 문화 행사장, 신자 피정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창문은 최 신부의 일대기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해 순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7.5㎞의 규모로 조성할 배티성지 순례 길은 현재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조선시대 말 이 일대에 형성됐던 교우촌(비밀신앙공동체) 15곳을 연결했던 산길을 중심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주변에 야외 미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주제공원도 만든다.
'생거진천 둘레 길'과 인근 사찰을 연결해 종교화합을 상징하는 코스로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순교박해 박물관은 지상 2층(연 면적 1천353㎡) 규모로 오는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건물 외관은 김대건·최양업 신부 등이 마카오에서 신학교 유학생 시절 기거했던 기숙사 원형에 가깝게 만든다.
또 가톨릭 박해 때의 유물 등도 전시해 당시 상황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진천군의 관계자는 "이 사업을 마치면 연간 30여만명의 순례·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곳을 세계적인 성지 순례지로 가꿔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티성지는 신유박해(1801년), 병인박해(1866년) 등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교인들이 숨어든 곳이다. 당시 최 신부가 활동하면서 이 일대에 15곳의 교우촌이 형성됐다. 이곳에는 무명 순교자의 묘가 산재해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2 09: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