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눈물'·'피리 부는 사나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대학로 연극의 '골목대장' 극단 골목길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소극장 두 곳에서 작품 두 편을 나란히 선보인다.
'그 사람의 눈물'과 '피리 부는 사나이'다.
게릴라 극장에서 오는 21일까지 공연되는 '그 사람의 눈물'은 그리스 비극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아이스킬로스 작)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지경화 작가가 각색한 희곡을 극단 대표인 박근형 연출가가 무대화했다.
작품은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가져다줌으로써 제우스의 심판을 받는 프로메테우스의 얘기를 담는다.
그는 어둠 속에서 짐승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불을 나눠 주지만,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평생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그의 희생으로 인간들은 윤택한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불을 얻은 인간들은 점차 비열함과 탐욕심만 늘어간다. 게다가 자신이 처한 고난에 대해선 되레 프로메테우스를 탓한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을 향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프로메테우스를 보며 제우스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그가 매달려 있는 암벽을 무너뜨려 영원히 어둠 속에 묻어버린다.
배우 권혁, 김민희, 정희정, 김주헌, 김동원 등이 출연한다.
연희단거리패의 '오레스테스'에 이어 선보이는 게릴라극장 2013 해외극페스티벌-희랍극 두 번째 작품이다.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시·7시, 일 오후 4시.
3만원, ☎02-6012-2845.
게릴라 극장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있는 선돌극장에서는 박근형 연출가가 쓰고 연출한 신작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가 다음 달 4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이 극단 출신 배우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중인 윤제문이 주역으로 나서는 작품이다.
극은 중소기업 회장 저택 한쪽 구석 별채에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회사에서 '윤부장'으로 불리는 아버지(윤제문 분)는 회장의 운전기사 노릇에 온갖 잡무를 하고, 가족은 그런 생활에 만족한다. 그를 보위하며 그와 같은 위치의 삶을 영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믿음은 곧 꺾이고 만다.
아들을 병역에서 면제시키기 위해 아버지가 회장에게 봉사하는 사이 어머니는 회장의 아들에게 겁탈당하고, 딸은 결국 파혼당한다.
윤제문과 함께 신사랑, 박완규, 이봉련, 전운종, 유승락 등이 출연한다.
극단 측은 "물질만능주의에 예속돼가는 현대인의 삶을 한 가족의 단면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시·7시, 일 오후 4시.
3만원, ☎02-6012-2845.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0 07:0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