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한 손에 총을 들고 팔을 벌린 채 뒤로 쓰러지는 한 남성의 모습이 세계적인 종군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1913~1954)의 카메라에 잡혔다.
'쓰러지는 병사'라는 이름의 이 사진은 카파가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 병사가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을 머리에 맞고 쓰러지는 순간을 담은 것이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형제이고 친구였을 한 생명이 스러져가는 찰나를 담은 이 한 장의 사진은 전설적 종군 사진기자 카파의 대표작이 됐다.
누구보다 전쟁의 폭력성을 혐오한 그였지만 인간이 인간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전쟁터의 최전선을 누비며 인간에 대한 애정이 담긴 생생한 사진을 남겼다.
카파는 스페인 내전부터 노르망디 상륙작전, 제1차 중동전쟁, 인도차이나 전쟁 등 20세기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쟁터에서 종군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몸을 사리지 않고 사진기자로서의 임무에 충실했던 그의 치열한 기자정신은 '카파이즘'이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1954년 라이프지의 사진작가를 대신해 한 달간 베트남전을 취재하기로 한 그는 5월 25일, 프랑스군의 철거 작전 현장을 기록하다 대인지뢰를 밟고 숨지는 순간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카파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는다.
오는 8월 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로버트 카파 100주년 사진전'에서 그가 일생에 걸쳐 작업한 대표작 160여 점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모두 카파 기념재단인 뉴욕 국제사진센터(ICP)가 소장한 오리지널 프린트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과 카파의 다양한 소품도 전시된다.
경향신문이 주최하는 이번 사진전에서는 사진가로도 꾸준한 활동을 펼쳐온 배우 조민기가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전시는 10월 28일까지. 성인 1만2천원, 청소년 8천원. ☎0505-300-5117, 02-3701-1216.
[로버트카파, 세고비아 앞, 스페인]1936년 10월초ⓒ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 Magnum PhotosCollection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9 06:4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