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남아공 광물자원 확보전에 한국도 뛰어들어야"
월드옥타 차세대무역스쿨 모국방문교육 참가한 김원근 씨
(양평=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남아공화국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광물자원 보유국의 하나로 일찍부터 서방국가들이 눈독을 들여온 곳입니다. 중국과 일본의 진출이 가장 활발하고요. 포스코가 뒤늦게 진출했지만 한국도 자원 확보전에 더 뛰어들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족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했다가 지난 2002년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입대, 25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간 김원근(34) 씨가 다시 모국을 찾았다.
그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지난 4일부터 경기도 양평의 코바코연수원에서 개최하는 제11기 차세대 무역스쿨 모국방문교육에 참가했다.
현지에서 아버지와 함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코리안모터스페어스의 사업총괄이사로 근무하는 그는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할 줄 아는 사업가로 변신해 돌아왔다.
8일 연수원에서 만난 김 이사는 "10년 전 특공연대에서 복무하느라 힘들었지만 인내심도 배우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도 더 뚜렷해진 값진 경험이었다"고 술회하면서 "앞으로는 고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무역 전사'가 되고 싶어 다시 고국 땅을 밟았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아직 개발이 덜 된 아프리카에 한국 기업이 하루라도 빨리,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은 금, 크롬, 형석의 매장량이 세계 1위입니다. 망간, 우라늄 다이아몬드, 철광석, 동, 석탄 등 42가지 중요 광물 자원을 생산하고 있지요. 우스갯소리로 아무 데나 땅을 파면 석탄이 나온다고 말할 정도예요. 이런 시장에 중국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미국도 견제하고 있어요. 최근 남아공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리카에 7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일이 그걸 입증하지요."
그는 "현대·기아 소형차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고 있다"며 "처음부터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다 보니 저가형이라는 이미지가 굳어 고급 승용차가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상(韓商) 네트워크가 가장 활발한 월드옥타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하고 싶다는 김 이사는 "각기 전문 분야에서 활약하는 젊은 무역인들을 차세대 무역스쿨에서 만나 여러 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남아공에서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며 한국을 더 많이 알리려면 드라마와 K-POP 등 한류 콘텐츠 수출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자동차, 휴대전화, TV 등 한국산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은 것에 비해 정작 한국이란 나라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어요. 심지어 입국 심사대에서 제일 우대해주는 A급 라인에는 주요 선진국과 중국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국은 아직도 잔뜩 기다려야 하는 C급 라인인 게 현실입니다."
남아공은 백인, 흑인, 아시아계와 혼혈이 섞여 있는 다인종 다문화 국가로 '레인보네이션'(무지개민족)으로 불리고 있다.
김 이사는 "영어를 비롯해 11개 공식언어가 통용되는 나라로 지방에는 아직도 인종 차별이 남아 있다"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기업들이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더는 야생의 오지가 아닙니다. 여기 사는 저도 사자를 보려면 동물원에 가야 하고, 사파리 투어 하려면 수백㎞ 차를 타고 달려가야 합니다.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려면 경제 대국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남아공을 전초 기지로 삼아야 합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8 18: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