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고성빈 역..SBS 공채 탤런트 출신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가 넘쳐나는 요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문제아 고성빈은 아이돌에 어울릴 법한 캐릭터다.
요란한 염색 머리에 통통 튀는 성격이 아이돌의 이미지와 겹쳐지기 때문.
신예 김가은(24)이 종종 아이돌 출신으로 오해받는 이유다.
최근 을지로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김가은은 "아이돌 출신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예쁘고 연기 잘하는 아이돌이 많은데 나도 그렇게 봐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내 나이보다 어리게 봐주는 것도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돌처럼 보이지만 김가은은 어엿한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후 10여 편의 드라마에서 단역을 거친 그는 2011년 드라마 '브레인'과 작년 '내 사랑, 나비부인'을 거쳐 최근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얼굴을 알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고성빈은 그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존재감이 큰 역할이다. 그러나 애초 이 역할도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 갈 뻔했다.
"이상하게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이돌 배우와 역할이 겹쳐 못 하게 된 작품들도 몇 개 있었죠. 성빈이도 원래 아이돌 배우에게 맡기려 했던 역할이었는데 오디션에서 돼서 정말 기뻤어요. 처음 대본을 읽을 때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거든요."
성빈은 친구를 '왕따' 시킨 문제아지만 내면까지 악한 인물은 아니다.
같은 반 친구 수하(이종석 분)을 짝사랑하는 그는 수하와 국선 변호사 혜성(이보영)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은 후부터 두 사람의 조력자가 된다.
김가은은 성빈을 두고 "솔직한 아이"라며 "싫으면 싫은 티를 내는 아이다. 짝사랑을 하더라도 주변 친구들이 다 알 정도로 감정에 솔직하다"고 설명했다.
성빈을 연기하면서 김가은은 많은 것을 처음 경험했다. 노란 염색 머리도 처음 해봤고, 연기하면서 욕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대본에는 그냥 엑스(X)로 표시돼 있었지만 오디션 때는 진짜 욕을 했어요. 감독님이 성빈이는 어차피 그런 애니까 욕을 더 잘해야 한다고 하셔서 욕 연구를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죠. 그런데 처음 선배님들과 대본 연습을 할 때는 난감했어요. 처음 보는 자리에서 욕을 해야 했으니까요. 요새는 대본에 욕이 없으면 허전해요.(웃음)"
그는 "성빈의 대사가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어 연기하면서도 속이 시원하다"고 웃어 보였다.
성빈을 두고 '수하 바라기'라고 칭한 그는 '내 친구들은 종석 바라기'라며 요즘 '대세'로 떠오른 이종석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는 "종석이가 장난기가 많고 나와 동갑이라 빨리 친해졌다"며 "첫 촬영이 수하가 성빈을 구해주는 장면이었는데 종석이가 말을 놓으면서 편하게 대해줘서 긴장감을 덜고,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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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는 그지만 어린 시절에는 가수를 꿈꿨다.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또래들처럼 장기자랑에 나가고, 기획사 오디션에도 참여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호기심에 연기학원에 다녔다. 그때 처음 본 연극 공연이 그에게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심어줬다.
데뷔 4년차인 올해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시청률과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다 보니 자연히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특히 그의 가족이 기뻐한단다.
"제 기사 댓글에서 엄마가 쓰신 글이 아마 가장 많을 거예요. 보통 댓글 1등이 엄마고 2등은 막내 이모인 것 같아요.(웃음) 엄마는 요즘 정말 기뻐하세요. 스마트폰으로 매일 기사를 찾아보고 댓글도 열심히 다시죠."
요즘 그는 점점 연기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영화, 뮤지컬, OST, 내레이션 등 도전하고 싶은 분야도 많다.
그는 "캐릭터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색깔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7 07: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