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택기씨, 독도에 日 '마징가Z' 표절논란 태권V 설치작업
누리꾼 "일본에 독도 넘겨주는 꼴" 비난…자금 모금 중단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 조각가가 광복절을 기념해 독도에 '로봇 태권V' 조형물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누리꾼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마징가Z'의 표절작을 세운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조각가 김택기 씨는 트롬본을 연주하는 로봇 태권V를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을 광복절인 다음 달 15일 독도에 세우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한국의 영웅인 로봇 태권V가 트롬본을 연주하는 모습을 통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
이에 소셜펀딩 업체 '유캔펀딩'이 자금 지원을 위해 '로봇 태권V, 독도에 서다'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7일부터 모금을 시작했고 6일 만에 18명으로부터 164만원이 모금됐다.
하지만 일본의 마징가Z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빚어진 로봇 태권V의 독도 설치를 중단하라는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유캔펀딩은 3일 모금을 중단했다.
4일 현재 유캔펀딩 사이트에는 "작가의 요청으로 모금 진행이 취소됐고 후원금액은 모두 안전하게 돌려드리겠다"는 공지가 떠 있지만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 김모씨는 "마징가Z를 대놓고 표절한 태권V를 자랑스럽게 세워 놓은 걸 보면 일본이나 외국 사람들이 독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라는 글을 남겼다.
누리꾼 이모씨는 "일본의 '국민 로봇'인 마징가Z를 표절한 태권V를 독도에 세우면 일본의 상징물을 세워주고 독도를 넘겨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일본 유학생이라고 밝힌 박모씨도 "이 프로젝트가 알려지면 일본에서 100% 웃음거리가 된다"며 "평화를 연주하기는커녕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의 대표 만화 캐릭터를 세우고 싶다면 둘리나 뽀로로, 로보카 폴리 조형물을 만들라는 의견도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택기 씨는 "좋은 의도를 갖고 다른 작가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소셜 펀딩을 통해 많은 분의 참여를 원했는데 태권V만 두드러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태권V는 한국 국민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콘이고 이런 아이콘을 한국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후원 등으로 비용을 충당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로봇 태권V는 1976년 제작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개봉 당시 일본산 로봇 애니메이션 마징가Z에 대항하는 '토종 로봇'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로봇 형상이나 애니메이션 줄거리가 마징가Z의 표절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4 04: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