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같은 처지에 있는 결혼이민자들을 돕고 내 정착 경험을 들려 주고 싶어 콜센터 취업을 결심했습니다"
결혼이민자의 한국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다누리 콜센터(☎1577-5432)에서 베트남어 상담원으로 근무하는 응웬티창(28) 씨는 4일 "언어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는 결혼이민자 부부가 제 통역으로 오해를 풀고 행복하게 산다는 소식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상담원 생활을 소개했다.
응웬티창씨는 다누리 콜센터가 2011년 6월 처음 문을 열 때부터 근무하고 있는 창설멤버다. 평소 싹싹하고 애교가 많아 동료로부터 '애교짱'으로 통하는 그는 '단골'이 생길 정도로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에 시집온 친언니의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나 2008년 입국한 응웬티창 씨는 콜센터 지원 당시 아기가 5개월밖에 되지 않아 취업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응웬티창 씨는 초기 정착시기에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다른 결혼이민자들에게 들려주고 예전부터 희망하던 한국어-베트남어 통역사의 꿈을 키워가기 위해 콜센터 취업을 결심했다. 취업을 반대하던 시어머니에게는 상담원으로 근무하면서 집안일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설득해 승낙을 받았다.
그는 "저도 한국 입국 초기에 언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남편을 오해하고 속이 상한 적이 있다"면서 "의사소통 문제로 이혼까지 고민하던 결혼이민자 부부가 저의 통역으로 오해를 풀고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알려 왔을 때 상담원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겼다"고 전했다.
응웬티창 씨는 언어 문제로 발생한 다문화가족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한 결혼이민여성이 남편에게 '큰 게'를 먹고 싶다고 하자 남편이 개고기 집으로 데려간 사례를 들었다.
난감해진 이 결혼이민여성이 콜센터로 통역을 요청해 꽃게와 개고기의 한국어 발음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부부간 오해를 풀게 했다는 것.
외국인 한국어능력시험 5급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인 응웬티창 씨는 "한국어를 계속 공부해 마지막 단계인 6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의료통역 부분도 공부를 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4 11: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