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스마트폰 노안', '디지털 단식', '데테크' 등 지난해 국립국어원의 온라인 국어사전에 새로 오른 어휘의 대부분은 스마트폰 관련 신조어들이다.
4일 스마트폰 보상광고 제작업체 앱디스코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3천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스마트 기기는 단순한 '통신수단'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현대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스마트폰 신조어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에 따른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피로 증후군'은 SNS를 통해 과다한 정보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까지 공유하며 중독현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감을 뜻한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스마트폰 노안'도 나타났다. 이는 고개를 숙인 상태로 스마트폰 화면을 장시간 보아 입 주위가 처져 늙어보이는 증상이다.
스마트기가 생활에 깊이 침투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PC)가 없으면 불안을 느끼는 '디지털 중독'을 겪는 사람도 있다.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저하되는 '디지털 치매'도 중독의 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넘쳐나는 정보로 겪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 디지털 기기를 의도적으로 쓰지 않는 '스마트 단식 족(族)'도 만들어냈다.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해 자신만의 '무기'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마트 기기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통신비 절약법을 찾는 '데테크'(데이터와 재테크의 합성어)족이 그렇다.
국내 통신사는 지인에게 데이터를 선물하거나 쓰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하거나 아예 데이터 사용을 차단하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기도 했다.
데테크와 비슷한 '앱테크'는 불황이 길어지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응용프로그램(앱)을 활용해 재테크를 하는 것을 뜻한다.
스마트폰에서 광고를 보거나 퀴즈를 맞히면 적립금을 제공하는 보상광고 형태가 대표적이다. 한 보상광고 업체는 서비스 출시 2년여 만에 180억원의 적립금을 제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하는 '디지털 쿼터족'도 등장했다.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10∼30대는 한 번에 두 세 가지 일을 처리하며 작업 시간이 기성세대의 4분의 1 정도(쿼터)에 그친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다.
SNS가 발달하며 온라인에서 큰 인기나 명성을 얻은 사람을 가리키는 '트통령'이라는 말도 나왔다.
소설가 이외수는 국내 최초로 트위터 팔로어(특정인을 자신의 트위터에 추가한 사람)가 100만명을 넘어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린다.
앱디스코 관계자는 "기존 신조어가 '갤스족'(갤럭시 스마트폰 선호 사용자) 같이 단순히 이름을 변형한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 신조어는 스마트폰 문화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화두와 흐름까지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4 10:3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