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론 레인저'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성공시킨 배우 조니 뎁과 고어 버빈스키 감독,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다.
배경이 바다에서 미국 텍사스 사막으로 바뀌고 조니 뎁은 해적 선장이 아니라 기이한 인디언으로 분했다.
뜨거운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론 레인저'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캐리비안의 해적'만큼의 시원함과 신비로움은 없지만, 옛이야기로 가득한 테마파크에 온 것 같은 친근한 분위기를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초반 10분간,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20분가량은 달리는 철도 위를 오가는 현란한 액션 시퀀스가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흥겨운 교향곡에 맞춰 종횡무진 튀어오르는 인물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스릴이 느껴진다.
다만, 그 즐거움을 맛보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중반부의 흐름이 블록버스터라 하기에는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다. 잉여 캐릭터와 에피소들이 더러 눈에 띈다. 장점과 단점이 확연히 눈에 띄는 영화다.
법률을 공부하고 지방검사로 고향에 돌아오던 존(아미 해머 분)은 기차 안에서 뜻밖의 소동을 감지한다.
잔혹한 악당 부치(윌리암 피츠너)를 잡아 이송하던 보안관들이 부치 패거리에게 역습을 당한 것. 부치와 함께 이송되던 죄수 톤토(조니 뎁)는 이를 막으려 하고 존까지 힘을 합치지만 부치 일당은 달아난다.
고향에서 존을 기다리던 형 '댄'은 이 지역의 레인저(순찰대)로 마을 사람들과 토착 인디언 사이의 평화를 지켜온 정의로운 인물. 댄과 존을 비롯한 레인저 8명은 부치 패거리를 소탕하기 위해 사막으로 떠난다.
하지만 매복해 있던 부치 일당은 레인저들을 무참히 공격한다. 특히 부치는 과거의 악연을 앙갚음한다며 댄을 잔인하게 유린해 죽인다. 총에 맞아 쓰러진 상태에서 이 장면을 목격은 존은 부치를 향한 불타는 복수심을 품게 된다.
자신을 '악령을 쫓는 사냥꾼'이라고 지칭하는 인디언 톤토는 레인저들의 위험을 감지하고 따라왔다가 이미 죽은 이들을 묻어주고 살아남은 존을 도와준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부치 일당을 찾아나선다.
그 여정에서 톤토와 인디언 종족의 아픈 과거가 드러나고, 탐욕을 채우기 위해 인디언의 땅을 짓밟은 진짜 악당의 실체가 밝혀진다.
조니 뎁은 얼굴에 흰 칠을 하고 머리에 죽은 새를 달고 다니는 괴짜 인디언을 연기하며 곳곳에서 웃음을 준다.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는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다만, 그 매력이 '캐리비안 해적'을 주름잡은 잭 스패로우 선장을 넘지는 못한다는 게 아쉽다.
4일 개봉. 상영시간 149분. 15세 이상 관람가.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3 06: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