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한국전쟁 휴전 60주년과 한국-영국 수교 130주년을 맞아 런던에서 의미 있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돼 오는 8일부터(현지시각) 20일까지 런던 아시아 하우스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영국 군인들의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한 '어느 노병의 이야기-60년의 기억, 130년의 우정' 전을 여는 것.
재영 큐레이터 김승민(이스카이아트 대표)이 기획해 인천아트플랫폼 평화미술프로젝트와 공동 진행하는 이번 전시에는 김태은, 로꼬, 백승아, 원지호, 윤석남, 이용백, 이이남, 최정화, 윌 볼튼 등 한국과 영국의 젊은 작가 14명이 참여한다.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만 6천700여 명의 군인을 파병했다.
작가들은 영국 참전 군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 생존 군인들을 찾아가 직접 들은 한국전쟁에 대한 그들의 기억과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전쟁의 상처를 이야기한다.
전시는 주제에 따라 참전 군인의 현재를 보여주는 '노병의 방', 과거 참전의 기억을 보여주는 '글로스터셔 이야기-설마리 전투',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의 3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권순학은 참전 군인 데이비드 클레머 씨를 찾아가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그의 거실을 사진에 담았다.
최정화는 중공군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설마리 전투'에 투입됐던 영국 '글로스터셔 연대' 제1대대의 희생을 상징하는 꽃 750송이를 죽은 나뭇가지에 설치하고 윤석남은 전투에서 희생된 군인 750명을 상징하는 나뭇조각 750개를 선보인다.
이용백은 꽃으로 위장한 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앤젤솔저'를 통해 참전 군인들의 희생에도 여전히 분단국으로 대치 상태인 한반도의 현실을 보여준다. 또 비무장지대(DMZ)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영상도 상영된다.
개막식에 앞서 8일 오후에는 참전 군인 20여 명을 초청해 감사 만찬을 열고 이어 개막식에는 영국 참전 군인들과 그 가족을 초청해 감사 메시지도 전달할 예정이다.
김승민 큐레이터는 "한국전 참전 영국 군인들에게 그들이 구해낸 한국의 예술작품을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전쟁과 참전 군인에 대한 후손들의 반추를 보여줌으로써 보은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전시의 의의"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2 06: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