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 초청전시…'007작전' 방불
(용인=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백남준아트센터 소장품 148점이 8천854km(인천공항∼히드로공항 기준) 장도에 오른다.
여행채비를 위해 전문인력 5명이 나서 포장작업에만 32시간을 쏟았다. 운송비만 9천여만원이다. 수십억원대의 보험가입은 물론 11t짜리 무진동 화물차도 동원돼 '007작전'을 방불케 한다.
2일 백남준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8월 열릴 영국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초청전시를 위한 준비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작업에는 대를 이어 백남준 작품의 설치와 관리를 담당하는 이기준(41) 테크니션과 김성은(40·여) 큐레이터를 포함한 '백남준 작품 운송팀' 5명이 나섰다.
이들은 포장작업에만 지난주 나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32시간을 할애했다.
직원의 출입도 철저히 통제됨은 물론 항온·항습시설이 완비된 센터건물 지하 2층 수장고 내 작업실에서 조심스레 작업이 이뤄졌다.
운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
지금은 생산되지 않는 브라운관이나 케이블과 같은 전자기기가 작품의 주 재료여서 한번 손상되면 복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장품 250여점 중 사진 촬영, 전기안전검사, 균열 여부 조사와 같은 사전점검 절차를 거친 설치작품 8점을 비롯한 장기비행이 가능한 148점이 여행길에 오르게 됐다.
운반도중 발생하는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높이 2m가 넘는 대형 나무상자를 제작해 작품을 해체하거나 원형 그대로 살려 14개 상자에 나눠 담았다. 내부에는 지지대를 설치해 작품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했다.
대형 상자들은 3일 11t·5t짜리 무진동 화물차 각 1대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으로 옮겨진다.
포장, 운송, 세관 등에 드는 총비용만 어림잡아 9천여만원이다. 센터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상가가 수십억원대인 보험에도 새로 가입했다.
테크니션과 큐레이터들은 전시준비를 위해 14일 영국 현지로 떠난다.
지난 8년여간 故백남준의 작품을 관리해온 이기준 테크니션은 "이번처럼 대규모로 작품이 외국으로 나가는 건 처음"이라며 "백남준 선생을 뵙는다는 심정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전시기획을 맡은 김성은 큐레이터는 "백남준 선생의 첫 전시회가 독일에서 열린 지 올해로 딱 50주년이다. 예술인, 철학가, 사상가로서의 백남준을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복합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은 매년 8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손꼽는 규모의 행사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지난해 9월 공식 초청돼 다음 달 9일부터 '백남준의 주파수로: 스코틀랜드 외전'이란 주제로 기획전시를 연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2 14:2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