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수명 1년 늘리는 데 3천200만원 들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하기엔 비용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의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HPV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만 12세 여아에게 접종하면 '질이 보장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수명(QALY·질 보정 수명)'이 1년 느는 데 3천2백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비용효과성 기준이 질 보정 수명 1년 당 2천만~3천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HPV 필수예방접종의 비용효과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HPV 필수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자궁경부암 발생 환자는 2천42명으로 현행 검진 프로그램보다 자궁경부암 환자 수를 1천667명 줄 일 수 있었다. 이때 늘어나는 '질 보정 수명'은 1천849QALY였다.
그러나 백신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국내 시판 HPV 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가격을 70% 할인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인당 접종비용이 34만3천144원으로 접종에만 드는 총 비용이 9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현행 검진프로그램의 비용과 비교하면 예방접종프로그램 도입 때 드는 총 비용은 1천679억원이며, 도입 전 비용인 1천72억원으로 현재와 비교할 때 약 598억원이 추가로 들었다.
보건의료연구원은 "한국 상황에서 12세 여아에게 HPV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비용효과적이지 않았다"면서도 "HPV 백신의 비용을 50%까지 낮추는 등 백신가격, 효과, 할인율 등이 바뀌면 비용효과성 여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1 06: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