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와 인간성의 7선 정치거목(巨木)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칠순을 바라보는 7선의 노장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악법도 법이니 제발 놔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예 길바닥에 드러누우며 자신들을 밟고 가라고 오열했다. 그들의 사활을 건 육탄저지를 뚫고 겨우 탑승하자 이번에는 또 다른 지지자들이 차를 에워쌌다. ‘서청원! 서청원!’ ‘못 간다! 못 간다!’ 서러운 외침이 천지에 진동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통곡하며 큰 절을 올리는 한 지지자를 뒤로 하고 차는 검찰로 향했다. 18일 오후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실형을 살러 가는 길은 이렇게 아수라장이었다.
기자가 처음 서청원 대표를 만난 것은 7년 전 꼭 이맘 때였다. 이제 막 정치부에 입문해 한창 걸음마를 배우던 기자는 서청원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가 되자 매일 아침 그의 상도동 집으로 출근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각 언론사 정치부 말진 기자들은 이른바 ‘조찬 마와리’를 돌아야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당 대표나 총재 집으로 출근해 그들과 아침을 함께 먹으며 주요 이슈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미리 듣고 당사로 같이 나오는 것이었다. 지금도 눈에 선하다.
기자들이 전날 늦게까지 마신 술이 덜 깨 비몽사몽으로 헤매거나 입맛이 까칠해 밥숟가락이 겉돌면 어김없이 다혈질의 서청원 대표는 특유의 가래 끊는 목소리로 독려했다. “더 먹어! 더 먹어! 너희들만 기자 한 거 아니야. 너희 때는 먹을 수 있을 때 무조건 많이 먹어 둬야해.” 또 하나 잊지 못하는 것은 그의 남루한 집이다. 터널 위에 모양 빠지게 지어진 그의 연립주택은 좋은 말로 아담한 거지 늘 비좁았고, 도로변과 가까워 항상 시끄러웠다.
지난달 공개된 18대 국회의원들의 재산신고 결과 서청원 대표는 1억 438만원으로 꼴찌였다. “평생 내가 뭐하고 살았나 몰라”라며 스스로를 타박할 정도로 그는 돈하곤 거리가 멀었다. 그런 그가 공천헌금을 받아 감옥에 갔다. 그는 “공천헌금은 100% 당 계좌로 들어갔다”고 항변했지만 사법부는 ‘공천헌금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공직선거법 적용의 첫 사례로 그를 철창에 가뒀다.
여당에서조차 “사람 좋아하고 의리파인 서청원 대표가 공천학살의 뒤 끝에 서둘러 급조해 선거를 치르려다 보니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것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청원 대표가 감옥에 가던 날 기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쏟아낸 말이 아직도 가슴을 휘벼판다. “기자 여러분들 보고 싶어 눈병이 다 날 지경이었는데 보고 싶을 땐 안 오고 뵙고 싶지 않은 오늘은 많이도 왔군요” <양창욱 기자의 정가수첩: 서청원을 위한 변명 BBS 2009.05.20., 중에서...>
7선의 새누리당 최고위원 서청원 의원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기사다. 양기자 뿐만 아니라 “서청원 최고위원을 뭐라고 말해야 하나?”며 질문한다면 그를 잘아는 기자들의 눈에는 정치역사에 바친 7선의 관록 뿐만 아니라 한마디로 “의리와 인간성의 살아있는 열정의 노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피상적인 세파야 그를 향해 감옥도 갔다오고 공천학살도 겪어 보았니 하지만 결국 정치의 속앓이 자체가 인간과 권력의 욕망 그리고 눈물의 드라마 아니던가? 말이 최고위원이고 7선의원이지 이쯤되면 정가에서도 각 당을 떠나 그야말로 어른 중에 어른일 수 밖에 없다.
서의원은 중앙대 총학생회장으로 6,3사태를 주도하고 옥살이를하다 부인과 결혼, 80년 5월 조선일보 기자시절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보고 정치에 입문했고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폭로하며 한때는 여야를 아울러 인기 1위 의원이기도 했으며 당대표를 거쳐 기적의 친박연대를 일구어낸 한마디로 온갖 비바람을 견대낸 정치거목(巨木)이다. 그런 그가 무슨 정치욕심이 있겠는가? 있다면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생각밖에 없는 노병이다. 하지만 그의 현재 의원활동은 지역구 의원으로써도 노병이 아니라 그야말로 젊은 열정과 청춘이기도 하다.
현재, 경기 화성이 지역구인 서청원 의원은 최근 서부복지관 예산 10억을 확보했고, “예산국회는 경제논리보다 발품이다”는 노익장으로 정부의 '제로예산'을 수백억원대로 끌어올리는가 하면 1억원이라도 '꼬리'를 달아 다음해 지속 사업으로 이어가려는 지략을 발휘하기도 했다. 화성시 남양읍·송산면과 향남읍을 거쳐 충남 예산·홍성을 잇는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400억 원)이 본격 착공에 들어가고, 수인선 복선전철(1천495억 원)이 조기 완공되는 등 경기남부권 대중교통 사회간접자본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또 상습 교통 체증을 빚고 있는 국도 43호선 정체난 해소를 위해 분천·왕림~송산동 간 국도대체 우회도로(71억 원)가 내년 말 개통되고, 향남 동오사거리~갈천~오산 벌음(국지도 82호선) 도로 확·포장을 위한 설계비와 착공비(10억 원) 등이 2015년 예산안에 반영돼 속도를 더하게 됐다. 이 밖에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조성(120억 원), 발안~조암나들목 도로 확·포장 설계비(3억 원), 남양도서관 건립(10억 원), 궁평항 시설 확충(10억 원) 등 지역 현안사업도 해결될 전망이다.
계속사업으로 추진돼 온 화옹지구 간척사업(324억 원)과 에코팜랜드 조성(75억 원), 시화지구 대단위 농업개발(36억 원)도 화성호의 수질오염 방지대책과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원만한 해결 방안을 마련한 뒤 추진되며 특히 서 의원은 지역구 예산 이외에도 경기남부권 대중교통망 확충의 핵심 사업인 수서~평택 간 수도권고속철도(3천362억 원), 일산~동탄 수도권광역급행철도(1천158억 원) 예산도 확보했다.
서 의원이 경기남부권의 대중교통망 확충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대거 확보함으로써 관련 사업 추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현안 관련 예산 확보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화성지역의 직간접 연계전철 사회간접자본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밖에 남양동-읍 전환이 확정되었고 신분당선 봉담-향남 연장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사 선정, USKR_'국제테마파크 전략수립 컨설팅' 용역사 선정,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사업전략 개선방안 수립"에 관한 용역사가 확정되었다. 아무리 우수한 의원도 젊고 실력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노병의 관록과 젊은 정신의 열정이 만들어 낸 일이었다.
최근, 당내에서 당협위원장 갈등, 김영란법 문제,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 테러로 서의원도 무척 고민이 많지만 노병의 젊은 열정과 인간성 그리고 의리는 얼마든지 백척간두에 선 당과 조국을 굳건히 세울수 있어 보인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보면 따뜻한 인간성이 예술적인 경지에 오른 의리의 거목(巨木)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