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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vs 할리우드 대작 격돌

posted Jun 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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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vs 할리우드 대작 격돌>

 

'퍼시픽 림'

 

'퍼시픽 림' '미스터 고' '더 울버린' '설국열차' 1주일 간격 개봉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연중 영화시장 대목인 7-8월 한국영화 대작과 할리우드 대표 주자들이 극장가에 쏟아져 격돌을 벌인다.

 

올여름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인 '퍼시픽 림'과 3D 한국영화 '미스터 고', '엑스맨' 시리즈의 외전 '더 울버린', 한국영화 최초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가 1주일 간격으로 잇달아 개봉한다.

 

한 영화의 흥행은 다른 영화의 흥행에 큰 암초가 되기 때문에 각 투자배급사들간 신경전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 어느 해보다 여름 극장가의 흥행 경쟁에 불꽃이 튈 전망이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가 골고루 섞여 있어 한-미간 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 '퍼시픽 림' 스케일로 압도할까 = 7월 11일에 개봉하는 '퍼시픽 림'은 제목 그대로 태평양에서 괴물과 로봇이 싸우는 이야기다. 2025년을 배경으로 태평양 한가운데에 나타난 외계 괴물 '카이주'가 지구를 파괴하자 인간들이 범태평양연합방어군을 결성해 5개의 거대 로봇 '예거'를 만든다.

 

미국의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에 따르면 1억8천만 달러(한화 2천6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블록버스터다운 현란한 볼거리가 국내 관객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3D 아이맥스로 상영돼 거대한 규모를 뽐낸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연출한 영화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크다. 길예르모 델 토로는 멕시코 출신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해 '블레이드 2' '헬보이'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같은 슬픈 판타지의 세계를 그려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동시에 받은 명감독이다. 한동안 영화 기획과 제작에 집중해온 그가 '헬보이 2: 골든 아미' 이후 5년 만에 연출하는 실사영화다.

◇ CG 고릴라, 관객 마음 두드릴 수 있을까 = 7월 17일 개봉하는 '미스터 고'는 국내 최초로 전체 3D로 촬영한 영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CG 캐릭터 주인공, 사상 최대 규모의 한-중 합작영화로 큰 관심을 받는 작품이다.

 

순제작비만 225억 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김용화 감독이 직접 설립한 VFX(시각효과) 스튜디오 덱스터디지털에서 4년여간 만들어온 대작이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제7구단'에서 '야구하는 고릴라'라는 기본 설정을 가져왔다.

 

이 이야기를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고릴라를 CG와 VFX 기술로 만들어냈다. 배우들의 얼굴 연기를 '모션 캡처' 방식으로 그래픽에 입혀 고릴라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다.

 

고릴라를 더 실감 나게 보여주려고 3D 제작을 시도했는데, 2D로 촬영한 것을 3D로 변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분량을 3D로 촬영하기는 한국영화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에 많은 공을 들였으면서도 감독은 이 영화의 흥행 요소가 이야기의 따뜻함에 있다고 말한다. 중국 서커스단에서 태어난 소녀와 고릴라가 한국으로 넘어와 프로야구 슈퍼스타로 우뚝 서기까지 동고동락하며 나누는 가슴 찡한 우정을 그린다는 것.

 

전작 '미녀는 괴로워'(662만 관객)와 '국가대표'(848만 관객)에서 웃음과 감동 코드를 버무려 연타석 흥행 홈런을 친 김용화 감독이기에 '미스터 고' 역시 가족영화로서 대중성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에서 55억 원을 투자받고 영화의 초반 배경을 중국으로 설정한 이 영화는 한국보다 하루 늦은 7월 18일 중국에서 개봉해 중국 흥행 성적도 관심거리다.

 

'미스터 고'

◇'더 울버린' 휴 잭맨 내한 효과 누릴까 = 7월 25일 개봉하는 '더 울버린'은 주연배우 휴 잭맨의 존재감으로 주목받는 영화다.

 

대표적인 친한(親韓) 배우로 알려진 휴 잭맨은 '엑스맨'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지난해 말 흥행 돌풍을 일으킨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2006년과 2009년, 작년 11월에 내한한 데 이어 새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오는 7월 14일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지난해 말 내한행사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를 응원하는 등 발언으로 국내 관객의 호감도를 높인 바 있다. '레미제라블'이 개봉 초반 휴 잭맨의 내한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처럼 배급사 측은 이번 '더 울버린' 역시 휴 잭맨의 내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의 주인공 캐릭터였던 울버린을 따로 떼어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외전' 형식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울버린이 전혀 예상치 못한 적과 맞닥뜨리면서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존재로 거듭나는 얘기를 그린다.

 

제작비는 1억 달러(한화 1천140억 원, IMDB 자료) 규모로 알려져 있다.

 

'더 울버린'

◇ 봉준호의 '설국열차', '괴물' 신화 재현할까 = 8월 1일 개봉하는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자 CJ E&M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430억 원을 들여 만든 대작으로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06년 '괴물'로 1천30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이 '마더'(2009) 이후 4년간 공들인 작품이어서 팬들의 기다림이 컸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의 첫 영어 영화로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에번스와 연기파 배우 에드 해리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이 빛나는 틸다 스윈튼 등 1급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프랑스 SF 만화를 원작으로 인류가 빙하기를 맞은 뒤 살아남은 사람들이 유일하게 남은 생존 공간인 기차에서 계급에 따라 나뉘어 살아가는 세계를 그린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에서 포로수용소처럼 열악한 맨 뒤 꼬리칸의 지도자(크리스 에번스 분)가 폭동을 일으켜 앞쪽 칸을 향해 한 칸 한 칸 전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 감독이 구현해낼 상상력 넘치는 열차 안의 모습과 극적인 드라마, 그 안에 담길 전복적인 세계관 등이 이 영화의 흥행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북미를 비롯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배급권이 판매돼 이미 200억 원 이상 벌어들인 상태다. 한국 영화계가 배출한 첫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셈.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미국의 메이저 배급사(와인스타인컴퍼니)가 북미 전역에 개봉하는 만큼 북미에서 어떤 흥행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국내에서 봉준호 감독이 다시 1천만 관객의 신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설국열차'

min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30 08: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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