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누구나 가슴 속에 못다 이룬 꿈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 때문에 혹은 다른 무언가나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느라 깊숙한 곳 어딘가에 묻어 둔 꿈 말이다.
더글러스 케네디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빅 픽처'는 쳇바퀴 돌듯 굴러가는 삶의 굴레 속에서 잊고 지낸 꿈과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 부러울 것 없는 유능한 변호사 '폴'(로망 뒤리스 분)은 실은 사진작가가 꿈이었다. 아름다운 아내 '사라'(마리나 포이스)와 사랑스러운 두 아이가 있어 꿈을 조용히 묻어 둔 그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랑이 식은 듯하던 아내 사라가 이웃집에 사는 아마추어 사진가 '그렉'과 불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그렉이 그와의 사소한 다툼 끝에 깨진 병 조각 위에 넘어져 죽어버린 것.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게 된 폴은 누구보다 사랑하는 두 아이에게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오명을 씌울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그렉의 죽음을 은폐하고 자신은 아버지의 배를 타고 가다 실종된 것으로 위장한다.
파리를 떠난 폴은 조용한 해안 지역인 브르타뉴에 자리를 잡고 죽은 그렉의 이름으로 이전부터 꿈꿨던 사진작가의 삶을 시작한다.
그가 찍은 사진은 곧 지방 신문에 연재되고 갤러리에 전시되면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만 그 때문에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한다.
영화는 미국 뉴욕과 몬태나를 배경으로 한 원작 소설과 달리 프랑스 파리와 브르타뉴로 무대를 옮겼다.
로망 뒤리스는 능력 있는 변호사에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으로, 다시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사진작가가 되는 폴의 다양한 모습을 그의 여정에 따라 오롯이 스크린에 그려냈다.
특히 아내의 불륜을 눈치 채고 절망하는 모습이나,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눈빛 등에서 내면 연기의 깊이가 느껴진다.
카트린 드뇌브가 극중 법률사무소 대표이자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폴에게 회사를 넘기려고 하는 '앤' 역으로 출연했다. 에릭 라티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7월4일 개봉. 상영시간 114분. 청소년관람불가.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7 07: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