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황금가지 "표절" 주장…SBS "실제 사건 모티브" 반박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태수 기자 = SBS TV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포함된 법정공방 소재에 표절 시비가 일고 있다.
출판사 황금가지는 최근 이 드라마에 등장한 쌍둥이 살인사건의 에피소드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속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공문을 20일 SBS에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작품은 소설가로도 활동하는 도진기 울산지법 부장판사의 단편 '악마의 증명'이다. 황금가지는 드라마의 설정과 전개방식 등을 볼 때 전반적으로 부장판사의 작품을 표절한 것이라 보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 중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과 차관우(윤상현)가 수임한 편의점 쌍둥이 살인 사건. 형제 가운데 한 명이 편의점에서 흉기로 주인을 살해한 점은 분명하지만 두 사람의 외모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해 치열한 법정공방이 펼쳐지는 내용이다.
혜성과 관우는 피고인들의 공동정범(共同正犯)을 주장하는 검사의 주장을 봉쇄하는 데 성공했지만, 드라마는 '쌍둥이가 사전에 모의했다'는 기소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드러내 반전이 이뤄졌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지난 20일 자체 최고 시청률 17.8%(닐슨 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SBS 관계자는 "드라마 속 쌍둥이 에피소드는 소설이 아니라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사라진 약혼자' 편과 1997년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변호사의 자문을 받은 것"이라고 황금가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소설은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의 원칙을 핵심으로 삼은 데 비해 드라마는 공동정범을 중심으로 풀어냈으며, 전개 방식도 전혀 다르다. 문제 될 것이 없다"며 "황금가지에 이 같은 반박자료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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