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업무 지장·눈치 보여서 육아휴직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이 육아휴직제도 등 기업의 출산장려제도를 도입했지만 여성 근로자가 제도를 실제로 이용하는 비율은 2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휴가, 육아휴직제도 등은 직장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는 대표적인 제도지만, 회사 분위기와 업무 부담 때문에 실제 이용률은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20일 육아정책연구소의 '기업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지원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의 79.4%에 이르렀지만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 근로자 가운데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3%에 불과했다.
출산 전후 휴가제의 경우 기업 인사·복지 실무진의 90.3%가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지만 근로자의 실제 이용경험률은 34.5%에 그쳤다. 유산·사산 휴가제도 이용률은 14.3%였다.
이처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도는 법정휴가임에도 제도 시행률이 3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 근로시간 단축제, 배우자 육아휴직제도 등 육아지원제도의 시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근로자의 29.9%가 '업무에 지장을 줄까봐'라고 답했고, '눈치가 보여서' (19.1%), '제도가 미비함'(13%), '불이익이 걱정돼서'(1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육아지원제도 이용률은 최근 몇 년 새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향상될 전망이다.
여성 육아휴직자는 2004년 9천123명에서 2011년 5만6천735명으로 8년 만에 6.2배 증가했으며, 출산휴가를 쓴 이후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도 2004년 24.1%에서 2011년 64.3%로 약 3배 늘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도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가 잦은 기업의 경우 사법처리를 통해 경각심을 깨워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0 07: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