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소방장갑에 이어 랜턴까지 개인구매 해야 한다니...”
소방헬멧 부착 랜턴, 보유율 16.2%에 불과
소방관 6명당 1개 보유
전국 시도별 격차...보유율 100% 세종1곳, 보유율 0% 대전, 제주
소방장갑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소방관들이 소방 장갑을 자비로 구매하거나 농업용 장갑 또는 목장갑을 끼고화재진압에 나선다는 여악한 현실이 드러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재진압시 소방관들의 시야 확보를 위해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마저 1인당 1지급이 안돼 자비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에 따르면,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의 전국 평균 소유율이 16.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평균적으로 소방관 6명당 1명 정도만 랜턴을 지급받는 셈이다.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은 재난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할 때 소방관들의 시야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이다. 그러나 1인당 1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소방관 개인이 자비로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 소방관들의 증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재량에 따라 지역별로 장비 지급에 대한격차가 큰 것도 큰 문제이다.
소방방재청에서 정청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별 소방공무원 현원 대비 소방헬멧 부착 랜턴 보유 현황을 점검해본 결과 100% 지급이 이루어진 곳은 세종시 딱 1곳(183개)으로 나타났으며 대전과 제주의 경우에는 단 1개도 지급되지 않아 보유율이 0%로 나타났다.
또, 보유 현황이 양호한 강원도 울산의 경우 보유율이 각각 78%, 73.2%로 소방관 1.3명당 1개 꼴로 보유하고 있지만 상황이 열악한 창원의 경우 45.4명당 1개, 대구는 39.4명당 1개 꼴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어서 사실상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소방헬멧에 부착하는랜턴 사진을 확보하려고 현직 소방관들에게 수소문 해봐도 현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중이 너무 적어 실물사진을 바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결국 시애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소방관을 통해 사진을 입수했는데 헬멧 옆에 랜턴이 부착되어 있고 방화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뒤에 있는 버턴을 누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그림1, 소방헬멧에 부착하는 랜턴>
이어 정 의원은 “시도별로 이처럼 개인 지원에 대한 격차가 큰 것은 곧 소방안전 서비스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큰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평등한 소방서비스를 베공하기 위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관의 랜턴 자비구매 현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해주는 글이 지난 8월13일 ‘오늘의 유머’에 올라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친구가 인터넷 쇼핑물 하는데 소방관에게 전화옴’ 이란 제목으로 게재된 글의 내용은 한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가 소방대원이 개인적으로 랜턴 30개를 구매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자비로 사는 것이라 슬프다”며 할 일을 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글에는 100여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이러한 현실에 분노하는 댓글을 남겼으며 “소방관이 자비로 저렇게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랜턴 모델을 알아봐주시면 구매해서 동네 소방서에라도 갖는다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혜빈 기자 chb05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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