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미향 의원(비례대표)은 25일(수) 폭염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최근 폭염·한파·미세먼지 등 기상여건이 급변함에 따라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노동자 보호 대책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산업현장의 온열질환 산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자 수는 총 156명으로 이중 사망자 수는 26명(16.6%)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집계한 ‘온열질환감시체계’통계를 살펴보면, 온열질환자 수는 973명에 달했고 이중 47.89%가 작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행「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고열·한랭·다습 작업을 하거나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적절하게 휴식하도록 하는 등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권고 수준에 그쳐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기상여건으로 인한 노동자의 질환은 옥외작업 빈도가 높은 업종뿐만 아니라 택배물류센터, 청소업 등 실내 사업장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현행 기준은 옥외작업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어 실내 작업 노동자는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이에 개정안은 사업주가 폭염·한파·미세먼지 등 기상여건의 위험으로부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직·간접적으로 기상여건의 위험에 노출되는 시설을 개선하도록 고용노동부장관의 시정명령권을 도입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작업중지를 명령하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아울러 작업중지 명령에 따른 노동자의 생계유지를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감소한 임금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윤미향 의원은 “여름철 극심한 폭염 등 기후여건이 급변함에 따라 노동자의 안전 및 건강권 보호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부 대책은 매년 비슷한 수준의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라며“이번 개정안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건강권이 보장되어 폭염, 한파 등으로 인한 산재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법안발의 배경을 밝혔다.
한편, 현행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경우 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관리감독자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관리 감독 기준이 부재하여 실제로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여부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개정안은 기상여건으로 인해 노동자가 작업중지를 하는 경우 사업주가 관리감독자등이 조치한 내용을 고용노동부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졌는지 등을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하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윤 의원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 및 사업주의 자발적인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임금감소나 공기연장 등의 부담으로 인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을뿐더러 사업주의 보고 의무가 없어 작업중지 현황도 파악되지 않고 있으므로 사문화된 규정”이라며“기후여건으로 인한 노동자 작업중지에 대해 별도의 고용노동부 관리·감독체계를 마련하여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