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시 중앙부처와 조정·협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감액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 국방위원회)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7일 밝혔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중앙부처 또는 사회보장위원회와 조정 또는 협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행 지방교부세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른 조정·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했을 때는 정부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방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시행령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의 허락 없이 복지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서,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수단으로 해서 주민들이 민주적으로 선출한 지방자치단체를 길들이려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해당 시행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2015년에 신설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서울시와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복지제도에 제동을 걸었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에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 통과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해당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개정한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제도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시민단체와 사회복지계를 비롯한 각계의 반대가 이어졌다. 아울러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무기로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것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 주민복지 영역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계속됐다.
또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자체가 유사·중복 복지사업을 정리하지 않으면, 지방교부세를 삭감하겠다는 정부의 시행령 개정은 명백한 위헌이며, 지방자치와 복지를 후퇴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박성준 의원의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앙부처와 조정·협의를 거치지 않고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또는 변경하더라도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감액할 수 없도록 했다.
박성준 의원은 “지방자치의 궁극적 목적은 민생복지인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제도를 추진했다는 것만으로 교부세를 삭감하는 행위는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복지 사무영역을 보호하고 지역 주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