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기자]
최근 국내외 기업의 역차별 문제가 논란인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국내대리인 지정 점검 대상에서 넷플릭스가 제외되면서 정부의 역차별 시정 노력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9월 10일에 발표한 34개 해외기업 국내대리인 실태점검 결과에서 대형 해외 플랫폼사업자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점검대상에 포함된 반면, 넷플릭스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48조의 9(국내대리인 지정 대상자의 범위)’에 따르면, 국내대리인 지정 대상자의 범위는 ①전년도 매출액 1조원 이상인 자 ②정보통신서비스 부문 전년도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인 자 ③전년도 말 직전 3개월간 그 개인정보가 저장/관리되고 있는 이용자수가 일일 평균 100만명 이상인 자 등으로 지정 기준을 정하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 10월에만 국내 결재액 500억원 이상 돌파하는 등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11(국내대리인의 지정)①’ 조항을 들어, ‘넷플릭스가 제외된 이유는 국내에 영업소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국내대리인 지정 대상에서 빠졌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유한회사가 국내 법인이 서비스 제공 주체라면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는 없을 수 있으나, 국내 법인이 준수해야 하는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지정, 공개 등 다른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조항에 적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는 관련 내용이 없으므로, 이는 현행법상 과태료 제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30조 개인정보 처리방침의 수립 및 공개 내용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된 개인정보의 처리 방침을 정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6호 사항에는 개인정보 보호책임자의 성명 또는 개인정보 보호업무 및 관련 고충사항을 처리하는 부서의 명칭과 전화번호 등 연락처를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같은 법 제75조(과태료)에 따라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정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공개하지 아니한 자에 대해서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양정숙 의원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처리방침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사업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점검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문제”라며,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 운영을 지금처럼 운영한다면 오는 10일 시행 예정인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방통위 이용자보호 업무에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도 형해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방통위도 며칠 남지 않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넷플릭스를 포함한 해외 기업의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 운영 전반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며, “국내외 대형 콘텐츠 제공사업자들이 서비스 안정성 확보 방안을 적극 마련할 수 있도록 준비사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