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의원, 당정 유독가스 내뿜는 '쓰레기산' 방지법 만든다
- 폐기물 처리능력 '셀프 증명' 손 본다…'처벌형량 하한제' 도입 -
- “쓰레기 산을 하루빨리 없애기 위해 법안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겠다” -
정부 여당이 폐기물 처리 관련 불법 행위 때 ‘처벌형량 하한제’를 도입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폐기물 처리 관리 업체 역량 검증을 강화하고 이행보증금도 상향 조정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이른바 ‘쓰레기산’에서 나오는 유독가스가 환경오염과 국민건강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폐기물 불법처리 방지 및 조치를 위한 법령 개정안 마련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당정은 오는 6월 용역 결과를 반영해 법 개정에 착수한다.
‘쓰레기산’은 폐기물처리업체가 다량의 폐기물을 제 때 재활용·매립·소각하지 않고 쌓아두거나 방치해둔 것을 말한다.
전국 ‘쓰레기산’은 모두235곳에 달하는 것으로 환경부는 파악하고 있다. ‘쓰레기산’은 유독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국민 건강에 해롭다.
가연성 쓰레기가 부패해 자연 발화하고 폐플라스틱 등을 태운다. 이어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가 인근 지역을 뒤덮는다. 침출수, 악취, 폐비닐 날림 등 피해도 심각하다.
폐기물 17만2800톤이 쌓인 ‘의성 쓰레기산’이 대표적이다.
쓰레기산은 건물 4~5층 높이로 능선과 골짜리를 이룬다. 폐기물처리업체 H사가 2017년 3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폐기물들을 방치한 상황이다.
지난달초 CNN에 보도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당정은 우선 ‘폐기물 처리능력 확인증명’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폐기물 처리업체가 스스로 발급하던 ‘수탁처리능력 확인서’ 등을 공신력 있는 기관이 작성하도록 변경한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17조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 배출자는 처리업체가 작성한 해당 확인서 등을 근거로 계약을 체결한다.
또 처벌 강화를 위해 ‘처벌형량 하한제’를 도입한다.
현재는 불법 폐기물를 배출하거나 처리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불법 행위로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도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행보증금도 상향 조정한다.
이행보증금은 폐기물처리업체가 사업 허가를 위해 서울보증보험 등에 예치하는 것으로 업체가 폐업하거나 허가가 취소되면 남은 폐기물 처리에 사용된다.
통상 액수가 미비해 보증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17만2800톤에 달하는 ‘의성 쓰레기산’ 처리에 51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나 관리 업체가 예치한 이행보증금은 3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48억원의 국비와 지방비가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 양도 등을 통해 폐기물 처리 의무를 제 3자에게 떠넘기는 행위도 금지된다.
일부 폐기물처리업자는 고의로 부도를 내거나 폐업하는 방식으로 폐기물 처리 책임에서 벗어났다.
설훈 의원은 “전국 곳곳의 쓰레기산으로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폐기물로 인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심각한 만큼 쓰레기 산을 하루빨리 없애기 위해 실효성 있고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안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유규상 기자